예쁘구나

 


  아이들이 똥을 누었기에 똥그릇 들고 뒷밭으로 가서 뿌린 다음, 똥그릇을 씻으려고 바깥수도에 갔더니, 작은 수세미 끄트머리에 조그마한 풀개구리 앉아서 쉰다. 너 거기가 어딘지 알고 거기에서 쉬니. 풀개구리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올해에도 지난해에도 그러께에도 똑같이 있었다. 풀개구리야, 우리 식구가 이 집에서 쉰 해 오백 해 살면, 너도 쉰 해 오백 해 내내 그 수세미 끄트머리에 앉아 한여름 날 생각이니. 4346.7.2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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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26 17:03   좋아요 0 | URL
정말 예쁩니다.^^
청개구리가 맞지요?
개구리 안 본지 참 오래 되었습니다.

숲노래 2013-07-26 18:47   좋아요 0 | URL
네, 청개구리예요.
그런데 저는 '풀개구리'라고 가리켜요.
곰곰이 생각하니,
청개구리는 풀밭에서만 보고,
풀밭에서 보는 이 개구리는 '풀빛'이더라구요.

참 앙증맞게 작으며 예뻐요~
게다가 요 작은 녀석 노랫소리는 얼마나 우렁찬지~

무지개모모 2013-07-26 17:48   좋아요 0 | URL
몇 해 전에 집에서 김장하려는데
배추에서 청개구리가 나왔던 일이 생각나네요...=.=
청개구리는 참 예뻐요.

숲노래 2013-07-26 18:49   좋아요 0 | URL
오오 대단하군요.
배추에 옮겨 다니며 살아간 풀개구리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