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구나
아이들이 똥을 누었기에 똥그릇 들고 뒷밭으로 가서 뿌린 다음, 똥그릇을 씻으려고 바깥수도에 갔더니, 작은 수세미 끄트머리에 조그마한 풀개구리 앉아서 쉰다. 너 거기가 어딘지 알고 거기에서 쉬니. 풀개구리는 아침에도 저녁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올해에도 지난해에도 그러께에도 똑같이 있었다. 풀개구리야, 우리 식구가 이 집에서 쉰 해 오백 해 살면, 너도 쉰 해 오백 해 내내 그 수세미 끄트머리에 앉아 한여름 날 생각이니. 4346.7.2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