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서평 글쓰기

 


  내가 즐겁게 읽은 책 하나를 다른 사람은 얼마나 즐겁게 읽었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살펴본다. 아직 다른 사람 느낌글이 없을 때가 있지만, 곧잘 신문기자 서평이 올라오기도 한다. 신문기자가 신문글로 적은 서평을 읽어 본다. 보도자료에 나온 줄거리를 더 간추려서 적었구나 싶은 서평이 있고, 그나마 보도자료조차 제대로 옮겨적지 못한 서평이 있다. 때로는 보도자료에 기대지 않고 씩씩하게 서평을 써서 신문에 싣는구나 싶기도 한데, 책을 제대로 안 읽고 쓴 티를 물씬 풍기는 글이 꽤 많다. 신문기자이건 아니건 책 한 권 알뜰살뜰 읽은 뒤 즐겁게 삭혀서 아름답게 생각을 꽃피울 때에는 참 멋스러운 느낌글이로구나 하고 생각한다.


  한 주에 몇 권씩 책을 읽어내어 서평을 쓰자니 신문기자로서는 벅찬 노릇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신문기자는 어떤 사람이 되는가? 신문기자는 아무나 되어도 되는가?


  아주 똑똑하거나 책을 잘 읽는 사람만 신문기자가 되란 법 없다. 어느 누구라도 신문기자가 못 되란 법이 없다. 그러나, 신문기자가 되어 주마다 몇 권씩 서평을 써야 하는 일을 맡는다면, 이러한 일을 즐겁고 씩씩하며 아름답게 건사할 일이라고 느낀다. 즐겁게 읽고 기쁘게 쓰지 못한다면, 신문기자이든 비평가이든 학자이든 교수이든 모두 부질없는 이름표를 머리에 얹고 살아가는 셈이다.


  운동선수를 생각해 보라. 운동선수가 이녁 운동을 게을리 할까. 농사꾼을 생각해 보라. 농사꾼이 이녁 농사를 게을리 할까. 어머니와 아버지를 생각해 보라.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이를 함부로 다루거나 아무렇게나 내팽개칠까. 서평을 써야 하는 신문기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 읽기 싫고, 글 쓰기 싫으며, 책을 제대로 삭히지 못하겠다는 신문기자는 부디 다른 일자리 찾아볼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4346.7.1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글쓰기 삶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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