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나서

 


  책을 읽습니다. 즐겁게 읽습니다. 다 읽습니다. 그러고 나서 마음속으로 이야기를 아로새깁니다. 이윽고 책을 덮고는 책꽂이에 얌전히 꽂습니다. 눈을 들어 내 보금자리 살림살이를 바라봅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로새긴 다음 내 삶이 어떻게 거듭날 때에 기쁜가 하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며 누린 즐거움을 떠올립니다. 내가 누린 즐거움을 내 살가운 벗한테 글월 하나 띄우듯 살짝 적바림합니다. 서로서로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기쁨을 노래하며 마음빛 밝힐 수 있기를 꿈꿉니다. 둘이 함께 삶을 사랑하면서 누리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내 삶을 읽습니다. 책을 읽기 앞서도 내 삶을 읽는데,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헤아린 내 이웃 삶을 마음자리에 나란히 둡니다. 나와 이웃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나와 이웃이 누리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고 돌아봅니다. 글을 쓰는 이는 아름다움을 글꽃으로 피웁니다. 글을 읽는 이는 아름다움을 삶꽃으로 맺습니다. 4346.7.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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