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받는 글쓰기

 


  항공방제가 여러 날 이어진다. 빨래 널기도 힘들고 농약 냄새 집안으로 스며든다. 마을 할매 할배는 이런 냄새가 익숙할까. 아무렇지 않을까. 토요일에 서울에 볼일 있는데 며칠 먼저 시골집 비울까 하다가 서울은 너무 시끄럽고 자동차 매연 끔찍하니 그냥 시골서 농약바람 참기로 한다. 오늘 서울로 나오기 앞서 항공방제 이야기를 글로 쓴다. 글은 시골 인터넷신문에 띄운다. 이내 시골농민회와 농협에서 항의가 빗발치고 이장님을 거쳐 글을 내리라고들 한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우리 아이들이 무인헬리콥터가 뿌린 농약 맞은 일을 뉘우치지 않는다. 그저 항공방제가 일으킨 말썽이 조용히 가라앉기만을 바란다.


  농약을 헬리콥터 불러 뿌리면 농민복지가 될까. 도시사람은, 또 귀농한 사람은 이 일을 어떻게 보는가.


  나는 항공방제 이야기를 내려야 하거나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아니면 이장단 압력과 농민회와 농협 등쌀에 시달리다가 고흥을 떠나야 하는가. 4346.7.1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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