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4] 찔레싹

 


  딸기를 따서 먹으면 딸기가 스며들고
  쑥을 뜯어서 먹으면 쑥내가 안겨들고
  찔레를 꺾어 먹으면 찔레맛 녹아들고.

 


  찔레순이란, 찔레나무에 새로 돋는 가지예요. 여느 ‘순’, 곧 여느 ‘싹’하고는 사뭇 달라요. 찔레가시 있는 채 꺾어 그대로 씹어서 먹는답니다. 그래서 찔레순만 먹어도 배가 어느 만큼 부를 수 있어요. 사람들이 가게에서 사다 먹지만 말고, 두릅이든 찔레이든 스스로 들과 숲에서 꺾어 그날그날 한 끼니만큼만 먹으면 온누리가 참 달라지지 않으랴 싶어요. 푸성귀도 나물도 스스로 밭자락이나 들판에서 뜯어서 먹으면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과 나라는 한껏 푸른 숨결 가득하리라 생각해요. 4346.7.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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