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 빨래

 


  작은아이 빨래가 나날이 줄어든다. 이제 작은아이가 밤오줌을 그럭저럭 가린다 할 만하니까, 천기저귀 빨래가 확 줄었다. 다만, 새벽부터 밤까지 아주 개구지게 논 날에는 밤에 낑낑거리지 않다 보니 쉬를 누이지 못해 기저귀와 바지와 바닥에 흥건하게 쉬를 누기도 하는데, 작은아이 한두 살 적에는 밤마다 오줌바지와 오줌기저귀 갈려고 얼마나 자주 잠을 깨어야 했던가.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밤오줌 모두 가리는 날이란, 바야흐로 아버지가 밤에 느긋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날이지. 요즈음 장마철이라고도 해서 빨래하기에 안 좋은 날씨인데, 마침 이럴 때에 작은아이 빨래가 눈에 뜨이도록 줄어드니까, 빨래를 적게 해서 홀가분하고, 집일 한 가지 준 셈인가 싶어 가붓하다. 아이들 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란 이런 것일까. 앞으로 이 아이들은 몇 살쯤부터 저희 옷가지를 저희 손으로 야무지게 빨아낼 수 있을까. 큰아이는 두 해쯤 기다리면 될까 싶기도 하고, 작은아이는 다섯 해쯤 기다리면 되려나. 4346.7.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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