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3.6.30. 큰아이―수첩에 식구들

 


  지난 섣달에 조그마한 수첩을 퍽 여럿 얻었기에 모두 큰아이한테 그림공책 삼으라고 주었으나 조금 쓰다가 말았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큰아이가 호연 님 만화수첩에 ‘우리 식구’ 모습이라면서 사름벼리 저, 아버지, 어머니, 산들보라, 이렇게 차례대로 그림을 하나씩 그린다. 하나씩 그리면서 “사름벼리예요.” 하더니 조금 뒤 “아버지예요.” 하고 “어머니예요.” 한 뒤 “보라예요.” 하고 말한다. 그래, 어떻게 그렸느냐 살피니, 네 사람 모두 치마차림에 긴머리 풀풀 날린다. 네가 치마를 좋아하니 식구들한테 모조리 치마를 입히는구나. 그런데 네 어머니도 아직 긴머리 아니고, 네 동생은 머리카락이 몹시 짧은걸. 벼리 너하고 아버지만 머리카락이 길어. 그림을 더 살피니 사름벼리를 가장 예쁘장하게 꼼꼼히 그리고 동생은 가장 투박하게 그린다. 음. 무슨 뜻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동생은 작은 사람이니까 그냥 작게 그렸겠거니 하고 생각하기로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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