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54] 여름빔
여름을 맞이해 큰아이 새옷 한 벌 마련합니다. 집에 재봉틀 있으면 고운 천 끊어서 긴치마 지을 수 있다고 새삼스레 깨닫지만, 옷집으로 가서 여름빔 한 벌 삽니다. 그리 오래지 않은 지난날, 어머니들이 바느질을 해서 옷을 지은 손길을 떠올립니다. 차근차근 한 땀 두 땀 마음을 기울여 지은 옷을 아이들은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며 오래오래 즐겁게 입었을까요. 사랑 깃든 옷을 사랑스레 입습니다. 웃음 담긴 옷을 웃으며 입습니다. 노래하며 지은 옷을 노래하며 입습니다. 아이한테 옷 한 벌 내어줄 때마다 어버이는 마음 깊이 기쁘며 아름다운 이야기 새록새록 엮었구나 싶어요. 이 옷 입을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는지 헤아리고, 이 옷 입고 뛰놀 아이가 얼마나 활짝 웃으며 반길는지 생각합니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여름빔 장만하지요.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겨울빔 장만하고요. 밝은 봄에는 고운 봄빔 장만하고, 아름다운 가울에는 아름다운 가을빔 장만합니다. 4346.6.30.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