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미국에서 옆지기가 전화를 건다. 오랜만에 목소리를 듣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할 말은 앞으로 다다음달까지 즐겁게 지내고 돌아오라는 말뿐. 전화기에 줄을 이어 두 아이한테 하나씩 작은 소리통을 내준다. 아이들은 귀에 소리통을 꽂고는 어머니 목소리를 듣는다. 어머니 목소리 들으니 좋니? 어머니가 먼 데 계시니 이렇게 목소리만 들을 수 있단다. 그런데, 너희가 꿈속에서 어머니를 그리면서 즐겁게 만나 하늘 훨훨 날아다니는 이야기 빚으면, 참말 너희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개운하고 싱그러운 하루 맞이할 수 있지. 찬찬히 기다리자. 두 달은 길면서 짧은 나날이란다. 4346.6.2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과 헌책방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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