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꽃 책읽기

 


  도라지꽃이 바람에 한들거린다. 아이는 풀밭에 선다. 아이는 풀밭에서 들리는 가느다란 풀벌레 노래를 듣는다. 아이는 아직 저 뒤쪽에 있는 도라지밭 꽃송이를 바라보지 않는다. 아버지가 아이더러 “저기 뒤에 도라지꽃이 피었구나.” 하고 말하자 두리번두리번 살피다가 알아본다. 아이가 꽃을 보며 말한다. “도라지꽃이야? 이 꽃 꺾어도 돼?” “음, 그 꽃은 안 돼. 그 도라지는 누가 따로 심었으니 꽃을 꺾지는 말자.” 꽃대 참 높이 솟는 도라지꽃이다. 씨앗을 잔뜩 뿌려서 도라지밭이 되었는데, 여러 해 묵힌 뒤 뿌리를 캐시려나, 아니면 해마다 씨앗 새로 뿌려 꽃대는 다 베어서 버리고 뿌리만 캐시려나. 우리 집 한켠에 도라지 꽃씨 퍼져서 해마다 새롭게 꽃이 피면 어느 만큼 자라고 어느 만큼 줄기 굵을까 궁금하다. 4346.6.2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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