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걷기

 


  저녁에 아이들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 우체국에 다녀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살짝 에돌며 이웃마을 논자락 사잇길을 달린다. 땀 흠뻑 쏟은 옷을 벗고 씻으려다가 아이들 불러서 먼저 씻기고는 빨래를 한다. 빨래를 바깥에 넌다. 아이들 저녁 해 먹인다. 저녁놀이를 하고 아이들 재울 즈음, 아이들 쉬 누이며 꽉 찬 오줌그릇 들고 마당으로 내려서다가 ‘아차, 아까 빨래 널고 안 걷었네.’ 하고 깨닫는다. 저녁마실 마친 뒤 한 빨래를 널었다가 안 걷었다. 여름이라 해가 길어 저녁마실 하고 돌아왔어도 아직 해가 걸려서 빨래를 널었는데, 한밤이 될 때까지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래도 여름인데 뭐. 이듬날 아침에 다시 밖에 널면 따사로운 햇살이 보송보송 말려 주겠지. 4346.6.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빨래하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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