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기
― 아름다운 사진

 


  사진이란 무엇인가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딱 한 마디로 잘라서 말합니다. “무엇을 찍어도 모두 아름답게 보여주기에 사진이로구나 싶어요.” 하고. 그러면, 무엇이 아름답느냐고 물을 수 있을 텐데, 이때에는 “아름다움이란 바로 내 마음이겠지요.” 하고 말합니다.


  내 마음을 찍기에 아름답고, 내 마음을 찍기 때문에 어떤 모습을 찍더라도 아름답지 싶어요. 곧, 사진을 찍는 사람이란 스스로 어떤 마음인가를 찬찬히 살피면서, 스스로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즐겁고 홀가분하게 담아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내 삶을 돌아본다면, 내가 사진으로 찍는 모습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 모습은 사진으로 담지 못해요. 내가 무엇보다 사랑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요. 내가 즐겁게 찾아가는 헌책방, 내가 태어나 오랫동안 살았던 인천 골목동네, 옆지기와 함께 낳은 두 아이, 네 식구 살아가는 시골마을, 아이들 태우고 신나게 다니는 자전거, 이렇게 여러 가지를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한 장 두 장 사진으로 담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고단한 곳에 있더라도 즐겁게 사진을 찍습니다. 아무리 시끄럽거나 어수선한 데에 있더라도 기쁘게 사진을 찍습니다. 나는 남 눈치 아닌 내 사랑에 따라 사진을 찍기 때문입니다. 나는 남 생각 아닌 내 마음에 맞추어 사진을 찍기 때문이에요.


  늘 아름다움을 떠올립니다. 늘 아름다운 사랑을 되새깁니다. 늘 아름다움을 곱씹으면서 내 삶을 빛낼 사진으로 어떤 모습을 찍을 때에 빙그레 웃고 활짝 웃으며 까르르 웃을 수 있을까 하고 헤아립니다. 나는 내 사진으로 지구별을 따스하게 보듬고, 내 이웃과 동무들은 이녁 사진으로 지구별을 함께 따스하게 보듬는다고 믿습니다. 4346.6.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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