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일기 6] 자전거로 다닌다
― 가장 시골스러운 나들이

 


  시골에서 살며 자전거를 즐겨타는 이웃을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 처음부터 자전거를 좋아하면서 즐겨타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전거를 타지 않으니까요. 시골에서 나고 자랐든,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왔든, 어린 나날부터 자전거와 가까이 지낸 사람일 때에만 자전거를 타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오는 이들은 으레 자가용이 꼭 있어야 한다고 여겨요. 시골에서 시골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며 두 다리로 걷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땅을 제법 넉넉히 장만해서 흙을 좀 일구려는 이들은 짐차를 따로 장만해서 이것저것 실어 나를 때에 쓰겠다고 생각해요. 손수레를 쓰거나 지게를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아무리 좋은 뜻과 마음으로 시골에 와서 살겠다 하면서, 기름 먹는 자동차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는지 살피지 못하기 일쑤예요.


  자동차를 아예 안 탈 수 있으면 가장 좋아요. 자동차를 타야 할 때에는 타면 되어요. 그러나 자동차를 늘 타 버릇하는 일은 반갑지 않아요. 왜냐하면, 시골이거든요. 자동차에서는 시골바람도 시골내음도 시골빛도 시골소리도 누리지 못해요. 오직 자동차 시끄러운 소리에 귀가 멍멍하면서 사람도 풀도 나무도 벌레도 개구리도 숲도 휙휙 지나치기만 해요.


  새와 이웃하려고 시골에서 삽니다. 개구리와 어깨동무하려고 시골에서 삽니다. 풀을 쓰다듬고 나무를 어루만지려고 시골에서 삽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뛰놀려고 시골에서 살아요. 시골스러운 삶 생각하며 저마다 예쁘게 자전거 장만해서 천천히 몰면 좋겠어요. 자전거 발판 천천히 구르며 확 끼치는 산뜻한 바람 맞고, 자전거 위로 노니는 제비와 멧새 바라보면서 구름빛 함께 누려요. 호젓한 들길과 숲길에 자전거를 세우고는 기지개를 크게 켜요. 우리 함께 가장 시골스럽게 시골에서 살아요. 4346.6.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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