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3.6.15. 큰아이―그림 보여줄게
아버지가 밥을 하는 동안, 또 글을 쓰는 동안, 또 누워서 쉬는 동안, 또 책을 읽는 동안, 혼자서 무언가 조용히 하던 큰아이가 빙그레 웃으면서 나타난다. “아버지, 뭐 보여줄 게 있느냐고 물어 보세요.” “응? 그래, 뭐 보여주려고?” 크레파스로 혼자 그린 그림을 척 들어서 보여준다. “자, 봐 봐요. 벼리가 그렸어요.” “그래, 오늘은 무얼 그렸니?” “응, 여기는 해고, 여기는 구름이고, 여기는 꽃이고, 여기는 벼리이고, 여기는 구름이고, …….” 잘 그렸구나. 따로 한 장짜리 종이에 그렸으면 벽에 붙였을 텐데, 그림종이꾸러미에 그렸으니, 한쪽에 기대어 오래오래 바라볼게. 4346.6.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