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놀이 1

 


  여느 때에 한복을 입고 노는 한겨레 아이들을 볼 수 없다. 어버이들이 아이들한테 한복이라고 하는 ‘옷’을 안 입히기도 하지만, 곱고 어여쁜 옷을 입히며 즐기는 삶을 살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섯 살 사름벼리는 처음 한복을 입던 날, 잠자리에서조차 한복을 벗지 않았다. 땀과 때에 절고 나서야 비로소 한복을 벗어 주었다. 덜 마른 옷을 자꾸 만지작거렸다. 해마다 몸이 자라 예전 한복은 작아서 못 입으니, 새 한복을 꾸준히 마련한다. 어린이 한복 한 벌 값은 여느 어린이 치마나 옷 값하고 견주면 아주 싸다. 이번에는 여섯 살 사름벼리가 일곱 살 즈음 될 때에 입을 수 있는 조금 큰 한복을 미리 장만한다. 여섯 살 사름벼리는 ‘안 끌리는 상자’에 무엇이 들었는지 먼저 알아채고는 자꾸 상자를 뜯자 말한다. 상자를 뜯어 보여주니, 자꾸 꺼내자 말한다. 꺼내어 보여주니 자꾸 입겠다 한다. 얘야, 이 옷은 이렇게 무더운 날에는 안 입거든? 찬바람 살랑 부는 철에 입어야 맞거든? 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옷을 입어야 하지 않겠니? 아무래도 여름에 입는 어린이 한복 있는지 알아보아야겠다. 4346.6.1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