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노는 책읽기

 


  한창 밥을 먹다가 슬그머니 사라진 두 아이. 콩콩콩콩 소리가 나기에 무얼 하나 들여다보니, 마루에 놓은 옷장에 두 아이가 걸터앉아서 두 다리를 저마다 흔들며 옷장에 부딪는 놀이를 한다.


  밥을 먹는다고도, 책을 읽는다고도, 놀이를 한다고도, 이래저래 딱히 말할 수 없는 모습이다. 가만히 따지자면, 아이들로서는 그저 노는 모습이리라. 그래, 너희들한테는 모든 삶이 놀이가 될 테지.


  어른들이 밥을 짓고, 책을 읽으며, 돈을 번다면서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어른들은 무얼 하든 그저 일이 될까. 밥짓기도, 살림하기도, 책읽기도, 글쓰기도, 모두 그저 일이 되는가.


  즐겁게 먹는 밥이 맛나다. 즐겁게 읽는 책이 깊이 스며든다. 즐겁게 버는 돈이 아름다운 삶 된다. 곧, 무엇을 하든 즐거울 때에 빛이 난다. 아이들이 무엇을 하든 즐겁게 놀이로 삼는다면, 어른들도 어떤 일이건 무엇이건 놀이로 삼아 환하게 웃으며 즐길 때에 빛이 나면서 아름다웁겠지. 일은 언제나 놀이처럼, 책읽기는 언제나 놀이와 같이, 밥짓기와 밥먹기 또한 언제나 놀이를 누리듯 웃으면서 이야기를 꽃피울 때에 즐겁겠지. 4346.6.1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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