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1] 시냇물과 빨래터와 샘가

 


  마을마다 시냇물 다시 흐르고
  샘물과 빨래터 차츰 복닥거리면
  이야기꽃 조촐히 살아납니다.

 


  구불구불 시냇물이 흘러야 물이 깨끗하고 흙이 기름지다고 어릴 적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1980년대에 다닌 국민학교 자연 수업에서 이런 이야기를 배웠어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삶터 돌아보면 구불구불 시냇물은 자취를 감추어요. 구불구불 논두렁도 자취를 감추지요. 길도 반듯하게 펴고, 논자락도 냇물도 몽땅 반듯하게 밀어요. 이러는 동안 물은 차츰 흐려지고 더러워집니다. 이러는 사이 바람은 매캐해집니다. 자동차가 늘고 시골 논밭도 기계가 차지해요. 그러면 우리 삶은 나아졌을까요. 지난날 시골마다 넘치던 노래와 놀이와 두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노래와 놀이와 두레를 즐길까요. 오늘날 도시와 시골에는 어떤 이야기 남거나 새로 태어날까요. 시냇물 사라지고, 골짜기 관광지로 바뀌며, 샘터와 빨래터 파묻히면서,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이야기가 시나브로 없어집니다. 4346.6.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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