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 길을 걷는다

 


  오솔길은 작은 짐승과 함께 걷고
  숲길은 나무와 나란히 걷고
  마을길은 이웃과 같이 걷고
  삶길은 아이들과 즐겁게 걸어요

 


  길을 걷습니다. 내 두 다리를 움직여 길을 걷습니다. 다리가 튼튼하면 씩씩하게 걷습니다. 다리가 아프면 천천히 걷습니다. 즐겁게 걷다가 멈춥니다.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듣습니다. 다시 즐겁게 걷습니다. 가만히 섭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또 기쁘게 걷습니다. 노래를 부르며 걷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내 걸음걸이는 춤사위처럼 됩니다. 숲길을 걸으며 숲마음 되고 숲바람 마십니다. 들길을 거닐며 들마음 되고 들꽃과 만납니다. 멧길을 오르며 나무가 나누어 주는 숨결 먹고, 내 보드라운 손길로 나무를 쓰다듬어 서로 아름다운 이웃 됩니다. 4346.6.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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