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꽃 책읽기

 


  시골 읍내나 면내에 공무원이 갖다 놓은 꽃그릇 있다. 서양 꽃씨 심어 울긋불긋 꽃빛 보여준다. 꽃을 좋아해서 서양 꽃씨 심어서 꽃내음 나누어 주려는 뜻일는지 모르는데, 이 나라 이 땅에서 스스로 씩씩하게 자라며 피어나는 꽃씨를 받아서 시골 읍내나 면내, 또 도시 한복판에 곱게 심어 돌보는 공무원을 만나기는 몹시 어렵다.


  유월로 접어든 시골마을 고흥에 석류꽃 하나둘 붉게 피어난다. 감잎에 노란 기운 가시며 짙푸른 빛깔로 바뀌는 이즈음, 석류나무는 짙붉은 꽃송이 단단하고 야무지게 맺는다. 이 석류꽃 지면 굵고 통통한 석류알 맺겠지. 그래, 전라남도라면, 또 고흥이라면, 석류나무를 길가에 줄줄이 심으면 참 곱겠다. 여름내 붉은 석류꽃 보여줄 테고, 여름 저물 무렵 굵직한 석류알 맺어 눈과 마음과 배를 넉넉히 부르도록 북돋아 줄 테지. 4346.6.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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