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삶
책에 빛줄기 서려 책빛이다. 책빛을 느끼면서 책을 읽기에 책삶이다. 책삶을 헤아리면서 하루하루 누리기에 책사랑 된다. 사랑을 깨닫는 삶이 아름답다고 느껴 책마음 이어간다.
책을 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품었을까. 그동안 내 손을 거친 책들은 나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 내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까닭을 나 스스로 아직 잘 모른다. 아니,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읽은 책들이 나한테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빛줄기를 비추었기에, 아름다움과 빛줄기를 받아먹으면서 저절로 글이 샘솟았고 시나브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마, 내가 쓴 글과 내가 찍은 사진도 누군가한테는 고운 책빛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글과 사진이 태어나는 밑거름 될 수 있겠지.
나는 책을 읽는다. 책을 읽기에 삶을 읽는다. 나는 글을 쓴다. 곧, 책을 쓴다. 글을 쓰기에, 곧 책을 쓰기에 삶을 쓴다. 내가 읽는 삶은 내가 사랑하는 삶이다. 내가 쓰는 삶은 내가 사랑하는 삶이다. 사랑하는 삶이 있어서, 읽고 쓴다. 사랑하는 삶을 좋아하는 하루이기에, 언제나 책과 글과 사진이 나란히 있으며, 이 곁에 옆지기와 아이들 예쁘게 어우러진다.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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