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3.5.27. 큰아이―꽃 곁들이기

 


  아버지가 여러 날 걸쳐서 천천히 그리는 그림에 큰아이가 꽃 한 송이 곁들여 준다. 아버지가 올 한 해 내놓고 싶은 책을 하나하나 그린 뒤, 이 둘레에 무지개도 그리고 꽃이랑 풀도 그리는데, 문득 떠올라 들딸기 한 송이를 슬그머니 그려서 “벼리야, 무슨 그림일까?” 하고 물어 보니, 큰아이가 못 알아본다. “너 들딸기 맛있게 먹잖아.” “응.” “그런데 몰라?” 답을 다 말해 주고 물어 보지만 못 알아챈다. 한참 뒤, “아, 딸기야?” “응, 딸기야. 딸기는 줄기에 이렇게 가시도 있고, 딸기풀 잎은 톱니가 자잘하게 있어. 딸기풀에는 가시가 많아서 아버지 손등이며 팔뚝에 가시 찔린 자국 많고 피도 났지.” 이렇게 이야기하며 딸기알과 딸기줄기와 딸기잎 그려서 보여주고는, “벼리가 나중에 딸기 따면서 들여다보면 더 잘 그릴 수 있어.” 하고 덧붙인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2분쯤 뒤, 큰아이가 아버지 그림 한쪽에 딸기풀을 곱게 그려 준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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