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과 할매하고 손잡고

 


  ‘올바름’이라는 출판사 있었고, 이곳에서 《할매하고 손잡고》라 하는 이야기책 하나 내놓은 적 있었다. 어느 화가 책꽂이에서 이 책을 처음으로 만난다. 이 책을 건사한 화가는 서울에 있는 책방에서 새책으로 장만해서 읽으셨고, 스무 해 남짓 알뜰히 돌보았다. 책이 깃든 그림과 글을 찬찬히 헤아린다. 권정생 할배 이야기 깃든 책으로 참 어울리는 이름이요 꾸밈새라고 느낀다. 참말, 아이들은 할매하고 손을 잡고 들길 걸을 때에 까르르 웃고 노래하며 떠든다. 아이들은 할매뿐 아니라 할배하고 손을 잡고 숲길 거닐 때에 활짝 웃고 춤추며 달린다. 아이들은 어매 손 잡고 걷기를 좋아한다. 아이들은 아배 손 잡고 걷기를 좋아한다. 아이들은 이모도 삼촌도 고모도 모두 좋아하고, 아이들끼리 서로서로 손 잡고 걷기를 좋아한다.


  따로 ‘협동조합’이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좋다. 손을 잡으면 좋다. 어깨동무하면 좋다. 눈을 마주보고, 얼굴을 마주하며, 빙그레 웃음꽃 피울 수 있으면 좋다. 책 하나로 손을 잡고 어깨를 겯는 예쁜 사람들 하나둘 늘어날 수 있기를 빈다. 4346.5.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