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여섯 살 어린이가 달린다. 이마에 땀방울 맺도록 달린다. 씩씩하게 달리고, 기운차게 넘어지며, 튼튼하게 일어선다. 이리로 달리다가 저리로 달린다. 한쪽으로만 내처 달리지 않는다. 운동선수라면 곧게 더 빨리 달리는 데에만 몸을 바치리라. 그런데, 기록과 등수에 얽매인 운동경기라면 재미없지 않을까. 신나게 달리고 마음껏 달리지 않고서야 재미와 기쁨과 웃음이 피어날 일 없지 않을까.


  달리는 아이를 바라보고, 달리며 놀던 내 어린 날 돌아보면, 달리기란 춤추기하고 닮는다. 아니, 달리기란 곧 춤추기로구나 싶다. 빙글빙글 달려 보자. 요리조리 달려 보자. 모든 달리기 몸짓은 고스란히 춤사위와 같다.


  아이들은 언제나 춤을 춘다. 집안에서도 마당에서도 마을 어귀에서도 춤을 춘다. 가게에 들를 적에도, 찻길에서도, 버스나 기차에서도, 아이들은 몸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아이들이 극장이나 가게나 어디에서나 떠들고 뛰고 달리고 춤춘다고 무어라 하지 말자. 아이들이 우리한테 얼마나 멋지고 예쁜 춤과 노래 들려주는가를 즐겁게 지켜보자. 아이들 뜀박질과 춤사위가 못마땅하다면, 아이들이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얌전히 들여다볼 만한 아주 재미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거나 아주 놀라운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주면 된다. 4346.5.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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