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사람

 


  어느 날 문득, 나 스스로 ‘전라도사람’ 깎아내리는 말 자꾸 한다고 느낀다. 이런 대목에서 전라도사람 어리석고 저런 자리에서 전라도사람 어처구니없다고 자꾸 말하더라. 충청도에서 살 적에도, 서울에서 살 적에도, 인천에서 태어나 살 적에도, 내 둘레 사람들 바보스럽고 멍청한 모습을 자꾸자꾸 들먹이면서 나무라는 말을 했다고 느낀다.


  그러면, 나무람 안 들을 사람은 어디에서 살까. 꾸중 안 들을 만한 사람들 삶이란 무엇일까.


  거꾸로 헤아리면, 전라도사람도, 충청도사람도, 서울사람도, 인천사람도, 사랑스러우면서 아름다운 대목 많다. 다 다른 고을마다 다 다른 사랑과 꿈으로 다 다른 이야기 예쁘게 빚으면서 살아간다.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 느끼며 즐거움 말할 수 있고, 즐겁지 않게 뒹굴면서 즐겁지 않은 이야기로 자꾸 스스로 이맛살 찌푸릴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쓰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4346.5.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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