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그림 읽기
2013.5.21. 큰아이―물고기와 새

 


  큰아이가 새를 그린다고 말한다. 무슨 새를 그리는가 하고 가만히 지켜본다. 만화영화에서 본 물고기를 새 비슷하게 그리는구나 싶다. 쳇. 재미없잖아. 큰아이가 그림놀이 하다 만 종이에 옆지기가 그림 몇 점 그린 구깃구깃한 종이를 찾아낸다. 구겨진 데를 편다. 그러고는 나도 새를 한 마리 그린다. “아버지 뭐 그려요?” “새. 응, ‘벼리새’야.” “벼리새? 그게 뭐야?” 네가 새를 재미나게 그리지 않으니까 아버지가 이렇게 그리지롱. 벼리야, 때로는 네가 본 어떤 그림이 재미나다 여겨 따라서 그릴 수도 있지만, 참으로 재미나거나 더없이 재미난 그림이란, 누구 그림을 흉내내는 그림이 아니라, 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그리는 그림이란다. 네 마음을 그리렴. 네가 본 들새와 멧새를 그리렴. 네가 날마다 만나는 제비와 마을 새들을 그리렴. 4346.5.2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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