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민들레
삼월에 민들레 피었고 사월 무렵 하나둘 꽃잎 떨구면서 솜털처럼 하얗게 생긴 씨앗 동그라니 이루더니, 오월 되어 새삼스레 다시 민들레 핀다. 요것들 참 대단하네. 그래, 씩씩하게 또 피고 지고 해야지. 들풀은 꺾고 뜯어도 새로 자라며 돋아 꾸준하게 푸른 숨결 베풀듯, 꽃송이는 꽃송이대로 씩씩하게 새 꽃대 올려 새 꽃 피우고 새 씨앗 다시 맺을 만하지. 유월 지나고 칠월 지나 팔월 될 무렵에도 새롭게 꽃 피우려나. 가을에는 가을대로 또 꽃을 피울 만하려나. 아니면, 너희는 느즈막하게 꽃을 피우는 민들레이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래오래 꽃내음 맡으라는 선물 베풀어 주는 셈이니. 4346.5.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