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물결

 


  찔레나무 오월에 하얗게 꽃을 피우며 하얀 물결 이룬다. 해마다 찔레꽃 물결 더 하얗고 환하게 넘실거린다. 해마다 새 찔레열매 땅에 드리워 어린 찔레나무 하나둘 늘어난다. 내가 찔레나무 심은 적 없지만, 찔레 울타리 차츰 넓어진다. 이곳에 이 나무들 곱게 자라도록 지켜보면 앞으로 쉰 해 백 해 오백 해 무럭무럭 자라 우람한 찔레나무로 설 수 있겠지. 우리 나라 곳곳에 오백 해나 천 해나 삼천 해쯤 자란 나무들 튼튼하고 씩씩하게 우거지는 날 손꼽아 기다린다. 얘들아, 조그마한 찔레꽃들아, 너희가 오백 살 찔레나무 되는 첫 걸음마 당차게 내딛어 주렴. 4346.5.15.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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