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텔레비전 소리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은 서로서로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마주본다. 텔레비전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는 아이들은 서로서로 눈을 안 마주치고 얼굴을 안 마주본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이와 같다. 바람이 베푸는 소리를 듣는 어른은 나란히 눈과 마음과 생각과 사랑을 어깨동무한다. 텔레비전이 퍼붓는 소리를 듣는 어른은 눈도 마음도 생각도 사랑도 어깨동무하지 못한다.


  바람이 부는 곳에 이야기가 피어난다. 바람이 불지 않고 텔레비전이 들어서는 곳에 이야기가 깔려죽는다. 4346.5.12.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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