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을 읽는 뒷모습

 


  작은아이는 누나 하는 모든 것 따라하면서 하루를 누린다. 누나가 무얼 잡고 놀면 그걸 가로채서 놀고 싶고, 누나가 마당으로 내려서면 저도 마당으로 내려서고 싶으며, 누나가 방바닥에 드러누워 놀면 저도 방바닥에 드러누워 놀고 싶다.


  큰아이가 만화책 하나 집어 볕 들어오는 마루 바라보며 앉는다. 작은아이도 만화책 하나 찾아내어 누나 곁에 착 달라붙어 앉는다. 누나 곁에 앉아 만화책 들여다보는 시늉을 하다가 자꾸 누나 책을 들여다본다. 넌 네 거 보시지?


  아이들은 어버이가 하나하나 가르치거나 물려주기도 하지만, 큰아이가 동생을 가르치거나 물려주기도 하고, 또 둘째가 셋째를, 셋째가 넷째를, 차근차근 가르치면서 물려주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본다면, 학교를 세워 아이들 가르치려 할 적에 나이 같은 아이들을 같은 교실에 우르르 집어넣기보다는 ‘나이 울타리’를 없애고 언니 오빠 동생 누나 서로 어울리며 배우고 놀도록 할 때에 훨씬 나으리라 느낀다. 4346.5.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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