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읽기

 


  라이쿠 마코토 님 만화책 《금색의 갓슈》 서른세 권을 사흘만에 다 읽어낸다. 여러 가지 일로 서울과 부산과 대구를 다녀온 뒤, 고흥에서도 자전거로 녹동을 다녀오며 강의를 했고, 집에서 이래저래 아이들과 복닥이면서 기운이 거의 빠진 몸으로 만화책에 온마음을 쏟았다. 지친 몸을 쉬고 바닥난 마음을 채우려고 《금색의 갓슈》를 읽으며 마음힘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서른세 권 가운데 28권과 33권에서는 ‘눈물’이 아주 짙게 흐른다. 만화를 그린 분이 이 그림들 그리면서 눈물을 함께 흘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만화를 그린 분도 28권과 33권에서만큼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면서 그렸겠구나 싶었다. 또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삭히면서 그렸을는지 모르리라. 원고에 눈물이 떨어져서는 안 될 테니까.


  돌이켜보면,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면서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때는 드물다. 그러나, 어김없이 이러한 때가 있다. 타오르는 마음을 찬찬히 다스리면서 사진과 글을 빚는 때가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만화를 그리는 분들도 틀림없이 이 같은 때가 있겠지. 이러한 때를 몸소 겪으면서 저마다 한결 아름답게 거듭난다고 느낀다. 4346.5.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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