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쓰는 사람은 글 한 줄에 온넋을 싣는다. 밥을 짓는 사람은 밥 한 그릇에 온넋을 담는다. 밭을 일구는 사람은 호미질 한 차례에 온넋을 들인다.


  책 한 권 엮는 사람들 넋을 책 한 권 장만해서 읽는 사람들은 얼마나 헤아릴까. 한 줄 두 줄 온넋 실은 글꾸러미 모여 책 한 권 이루어지고, 이 책 한 권 알뜰히 엮어 책방이나 도서관에 놓는다.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아이들과 뛰논다. 그러고는 다시 새힘 얻어 온넋을 새롭게 글에 담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삶을 누리는 이야기를 한 땀 두 땀 싣는다. 글을 읽는 사람은 홀가분하게 이웃들 사랑 어린 꿈을 냠냠짭짭 받아먹듯이 읽는다. 4346.4.29.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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