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44] 잣방울

 


  소나무에는 솔방울 열립니다. 소나무 방울이라 솔방울입니다. 잣나무에는 잣방울 맺힙니다. 잣나무 방울이기에 잣방울입니다. 오리나무에는 오리방울 자랍니다. 오리나무 방울이니 오리방울이에요. 소나무에는 솔꽃 핍니다. 소나무 꽃이라 솔꽃입니다. 잣나무에는 어떤 꽃이 필까요. 잣나무 꽃은 잣꽃일까요. 오리나무에는 어떤 꽃이 필까요. 오리나무인 만큼 오리꽃일까요. 국어사전을 살피면 ‘솔방울’ 하나 나옵니다. 국어사전에는 ‘송화(松花)’라는 한자말만 싣습니다. 국어사전에는 ‘잣방울’이나 ‘잣꽃’을 다루지 않습니다. 우리 국어사전은 ‘오리방울’이나 ‘오리꽃’을 헤아리지 않습니다. 남녘 국어사전은 소나무 꽃을 ‘솔꽃’이라 밝히지 못합니다. 그러나, 숲마다 잣방울과 오리방울 맺습니다. 숲으로 들어가면 잣꽃과 오리꽃 흐드러집니다. 국어학자한테는 솔꽃 잣꽃 오리꽃 안 보이기에 이러한 꽃 가리키는 이름 국어사전에 못 실을까요. 국어학자는 솔방울 하나만 알아보니 솔방울만 국어사전에 싣고, 잣방울과 오리방울은 국어사전에 안 실을까요. 솔꽃이 퍼뜨리는 가루는 솔꽃가루입니다. 송화가루가 아닙니다. 국어학자들이 풀학자와 나무학자 손을 잡고, 아니, 국어학자들이 시골 할매와 시골 어린이 손을 잡고 숲마실 다니며 숲말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6.4.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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