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과 책읽기

 


  아이들 벗어 놓은 신을 바라본다. 아이들은 개구지게 노느라 신을 발에서 탁탁 털며 통통통 뛰어다니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저희 예쁜 신을 정갈하게 두고는 놀러다니기도 한다. 어버이가 바쁘다 하면서 신을 아무렇게나 휙휙 던지면, 아이들도 이 모양새 고스란히 배운다. 어버이가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신을 정갈하게 두면, 아이들도 이 매무새 하나하나 물려받는다.


  어버이가 책을 곱게 쥐어 읽으면, 아이들도 손에 책을 곱게 쥐어 읽는다. 어버이가 호미질 슬기롭게 할 줄 알면, 아이들도 호미질 슬기롭게 할 줄 안다. 어버이가 밥을 즐겁게 노래부르면서 차리면, 아이들도 밥을 차리는 마음가짐을 가만히 이어받는다.


  독서교육과 조기교육도, 또 글쓰기교육이니 무슨무슨 교육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삶만큼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배움과 가르침이 있을까. 4346.4.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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