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이름쪽 선물

 


  헌책방을 다니면서 이름쪽을 그러모은다. 헌책방 이름쪽을 서른 장이나 쉰 장쯤 얻는다. 사진가방에 헌책방 이름쪽을 뭉텅이로 챙겨 들고 다니면서, 바깥에서 만나는 사람들한테 전국 곳곳 헌책방 이름쪽을 하나둘 꾸려서 선물로 내민다. 언제쯤 그분이 그 둘레로 마실을 갈는지 모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 하면 헌책방 이름쪽 하나 고이 모시며 나들이 즐길 수 있겠지. 어느 곳 어느 동네 어디쯤 헌책방 있다고 백 차례 천 차례 말한들, 사람들은 제대로 떠올리지 못한다. 헌책방 이름쪽 하나 건네면 된다. 전화번호와 주소 나오니, 가다가 헷갈리면 전화해서 여쭈면 되고, 헌책방 이름쪽 들여다보면서 헌책방 있는 동네로 나들이를 갈 때면 ‘그래 거기 한번 가 보자.’ 하고 생각할 수 있으리라. 4346.4.22.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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