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라는 곳

 


  우리 집 마당이 흙마당이라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발 많이 디디는 자리는 풀이 덜 날 테고, 풀이 많이 돋더라도 발로 밟으며 자꾸 눌리겠지. 흙마당은 이내 풀마당 될 테며, 풀마당은 잔디밭 비슷한 놀이터 되리라 느낀다. 시멘트 땅바닥에서 공을 찰 때랑, 흙땅에서 공을 찰 때랑, 풀밭에서 공을 찰 때에는 사뭇 다르다. 축구장을 보라. 온통 풀밭이다. 풀밭에서 공을 차고 넘어지거나 구르면 덜 다치며(아니, 안 다치며) 훨씬 즐겁다는 뜻이다. 게다가, 축구라 하는 운동경기 지켜보는 사람은 온통 푸른 빛깔로 환한 풀밭을 바라보면서 눈을 맑게 다스리는구나 싶기도 하다.


  축구장 바닥이 시멘트라면 어떻게 될까. 축구장 바닥이 아스콘이나 아스팔트라면 어떻게 될까. 축구장 바닥을 인조잔디로조차 섣불리 안 까는 까닭을 사람들이 슬기롭게 깨닫기를 빈다. 축구장 바닥을 풀밭으로 마련해서 알뜰히 보살피듯, 여느 사람들 살림집 마당도 흙바닥에 풀밭 정갈히 있을 때에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가를 올바로 깨닫기를 바란다. 사람들 걷는 길은 딱딱한 돌바닥이나 보도블럭이나 아스콘이나 아스팔트 아닌 흙땅에 풀이 곱게 자라야 비로소 아름답고 좋은 길인 줄 깨닫기를 바란다. 자전거도 아스팔트바닥보다는 흙바닥이나 풀밭을 달릴 때에 한결 싱그럽고 시원하며 좋다. 4346.4.18.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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