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어린이

 


  사름벼리가 논둑 따라 쌓은 좁은 시멘트벽에 올라서서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제 시골마을 어디나 도랑을 흙도랑 아닌 시멘트도랑으로 바꾸는 바람에 생기는 시멘트벽이다. 흙도랑 사라지고 흙둑 사라지니, 아이들은 시멘트벽에 올라서서 놀밖에 없다. 조그마한 시멘트벽에 올라서서 노니 앞으로도 뒤로도 떨어지면 다칠까 걱정스러울까? 나는 아이들 노는 모습 지켜보며 이제껏 어느 한 차례도 걱정스럽다 느낀 적 없다. 이보다 훨씬 아슬아슬하다 할 만한 놀이 많이 즐겼지만 다친 적 한 차례도 없다. 오히려, 아무것 없는 맨땅에서 달리다가 곧잘 넘어진다. 아이들 믿고 아이들 놀이 바라보면 아이들은 저희 몸 씩씩하게 키우면서 즐겁게 잘 큰다. 즐거운 어린이요 즐거운 숨결이다. 4346.4.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