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물꽃 책읽기 (노랑매미꽃)

 


  봄날에 피어나는 풀과 꽃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어 반가우면서 즐겁다. 재미있고 고맙다. 숲은 얼마나 너른 품이 되어 우리한테 밥잔치를 차려서 베푸는가. 한 발자국 살며시 들어가도 나물이고, 두 발자국 가만히 디뎌도 나물이며, 세 발자국 살포시 걸어도 나물이다.


  피나물에 핀 꽃을 바라본다. 왜 ‘피’나물인가를 생각하기 앞서 피‘나물’이라 이름을 붙였구나 하고 생각한다. 피나물 이름 알려주는 분 말씀이 떨어지기 앞서, 낼름 한 닢 똑 따서 입에 넣고 씹는다. 음, 피나물은 이런 맛이로구나.


  큰아이는 피나물 노란 꽃송이를 손에 쥐며 논다. 노랗게 꽃송이 피어나기에 노랑매미꽃이라고도 할까. 참말 봄날 봄들은 노란 물결이다. 우리 어머니가 노란꽃 좋아한다는 말씀 잘 알 만하다. 이렇게 어여쁜 꽃이 피어나는 반가운 나물이 온 들과 숲과 멧골 뒤덮으니, 우리 어머니 어릴 적 시골살이 누리면서 노란 웃음 피웠으리라 생각한다. 우리 할머니가 우리 아이들만 했을 어린 나날 시골자락 모습을 떠올려 보며, 다시 한 닢 똑 따서 먹는다. 4346.4.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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