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글 넣어 책 부치기

 


  이번에 《이야기밭》이라 하는 내 사랑스러운 ‘1인 잡지’를 만들어 봉투에 주소 적고 하나하나 부치면서, 쪽글을 하나하나 적어서 넣어 본다. 내 ‘1인 잡지’를 받아보면서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를 씩씩하게 지키도록 돕는 분들한테 조그마한 글월 띄워 본다.


  봉투 싸랴, 봉투에 주소 적으랴, 쪽글 하나하나 쓰랴, 아무리 짧게 쓴다 하더라도 한 사람한테 보낼 봉투 꾸리는 데에 꽤 긴 겨를과 품이 든다. 오늘 스물 몇 통 꾸리는 데에 벌써 두 시간 즈음 든다. 손목도 아프고 목아지도 당기고 허리도 쑤시고 아이들 밥도 못 차려 주고. 그렇지만, 이렇게 쪽글을 쓰는 동안 즐겁다. 짤막한 한두 줄이라 하더라도 이야기 한 자락 띄워 봄바람 봄내음 보낼 수 있어 좋다.


  여러 날 걸쳐 부치더라도 이렇게 쪽글을 쓰자 생각한다. 시골사람 들에서 풀 뜯어 먹는 흐름처럼, 책 하나 부칠 때에도 찬찬히 싸목싸목 웃으면서 하자. 아이들이 아버지 곁에서 조잘조잘 노래하면서 잘 논다. 4346.4.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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