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얼굴 책읽기
아이들 자는 얼굴 바라보며 온갖 생각 갈마든다. 이 아이 잠들기까지 나는 얼마나 사랑스러운 놀이동무 되어 아이들과 하루를 누렸는가. 새근새근 자는 아이 느긋하게 쉴 만한 보금자리를 어느 만큼 알뜰히 돌보았는가. 아이들은 배불리 먹고 나서 잠이 들었는가. 아이들은 온 하루 새로운 이야기와 사랑 듬뿍 받아들이고서 곱다시 잠들었는가.
고흥에서 순천으로 먼 바깥마실 나오는 길에 시외버스에서도 잠든 아이들은 조금 걷다가 택시를 다시 타니 이내 졸린 기운 감돈다. 큰아이는 억지스레 버티지만 작은아이는 곧바로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곧 내려야 할 곳에 닿을 테지만, 1분이건 2분이건 곱게 쉴 수 있기를 빈다. 3분이건 4분이건 네 아버지는 너를 품에 안고 다닐 테니, 부디 꿈나라에서 훨훨 날면서 실컷 놀기를 바란다. 4346.4.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