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꽃 책읽기

 


  새봄 새 앵두꽃 기다렸다. 앵두꽃이란 얼마나 꽃내음 그윽하면서 달콤하던지. 앵두꽃은 앵두나무 가지마다 얼마나 촘촘히 아리땁게 피어나면서 마을 환하게 밝히던지. 해마다 새 앵두꽃 바라볼 수 있어 기쁘다. 해마다 새 앵두알 마주할 수 있어 기쁘다. 우리 집에는 앵두나무 없지만, 이웃집 앵두나무와 이웃마을 앵두나무에 피어난 꽃을 구경하고 싶어 나들이를 다닌다. 참말 앵두나무 한 그루에 피어난 어마어마한 예쁜 꽃 즐길 수 있으니 나들이를 나설 수 있다. 시골마을까지 공연이나 노래잔치 하려는 연예인이나 가수는 거의 없을 테고, 애써 와 보아야 돈벌이 힘들 테니, 시골마을 사람들이 ‘도시사람처럼 문화와 예술 누릴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겨울 지나며 봄이 찾아오는 때부터 여름 지나 가을이 되기까지, 또 가을이 저물고 겨울이 찾아오는 동안, 얼마나 흐드러진 빛잔치 이루어지는가. 지난해 겨울에 읍내에서 심수봉 님 노래잔치 있었고, 심수봉 님 노래잔치 표는 일찌감치 다 팔렸다. 먼 곳까지 오신 심수봉 님 노래를 곧바로 듣는 즐거움 누릴 수 있나 했더니 안 되고 말았는데, 앵두나무 구경하러 나들이를 하는 사람은 아직 우리 식구만 있는 듯해서, 앵두나무 둘레에서 실컷 꽃을 보고 냄새를 맡으며 꽃가루를 마신다. 4346.4.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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