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
여름날 찾아온
드센 비바람에
시멘트벽돌 울타리
와르르 무너졌다.
이날
우리 집 뒷밭 뽕나무
우드득 소리 내며
넘어졌다.
삽자루 들고
비와 바람 맞으며
흙 떠서
허옇게 드러난 뿌리에
뿌리고 또 뿌렸다.
부디 살아 다오
부디 기운 내라
가을 지나고
겨울 지나며
뽕나무는
새 가지를 낸다.
넘어진 자리에 맞추어
가지들은 하늘로 뻗고
굵직한 뿌리는
더 깊이 땅속으로 내려간다.
아름답다 예쁘다 좋다
노래 저절로 나온다
곱다 씩씩하다 튼튼하다
노래 즐겁게 부른다
올여름에도
오디잔치 벌이겠구나.
4346.2.21.나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