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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 - 자연아 자연아
달연 예쁠아 지음 / 깊은책속옹달샘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49
봄꽃은 얼마나 작은지
― 소꿉놀이
개성 전래동요,달연 예쁠아 풀꽃그림
깊은책속옹달샘 펴냄,2006.5.30./9500원
봄꽃은 얼마나 작은지, 눈을 크게 뜨고 가만히 들여다보아야 비로소 꽃빛 느끼고 꽃내음 맡습니다. 참말 봄꽃은 얼마나 작은지, 귀를 쫑끗 세우고 두 팔을 가만히 벌리며 마음을 열어야 비로소 꽃결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풀꽃그림책 《소꿉놀이》(깊은책속옹달샘,2006)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아기자기하게 엮은 풀꽃그림책은 풀이랑 꽃으로 놀이하는 그림책입니다. 먼먼 옛날부터 예쁘게 이어온 소꿉놀이를 앙증맞게 되살리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빚어 아이들한테 나누어 주는 어른들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곱습니다. 그림책 받아 웃으면서 읽을 아이들은 더없이 기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림책을 덮고 나서 소꿉놀이 할 만한 빈터가 없는 도시입니다. 시골에서도 아이들은 텔레비전을 켜거나 컴퓨터를 켜고 싶습니다. 시골 아이들도 손전화 갖고 놀기를 더 좋아합니다. 시골에서조차 흙땅 밟거나 흙마당에서 나뭇가지로 그림 그리기 힘듭니다. 도시이고 시골이고 빈터와 흙땅을 몽땅 없앴거든요. 우리 어른들은 자동차 다니기 좋도록 모든 길에 시멘트와 아스팔트를 깔거든요. 논둑조차 시멘트로 덮는걸요.
봄꽃은 얼마나 작은지 아시나요? 봄꽃은 작디작아 시멘트나 아스팔트로 꽁꽁 덮으면 너무 아파 소리도 못 내고 죽습니다. 그러나, 작디작은 봄꽃은 시멘트나 아스팔트 밑에서도 기다려요. 이 두꺼운 뚜껑 걷히고 햇살 드리울 날을 기다려요. 아이들 목소리를 기다리는 봄꽃이에요. 아이들 노랫소리를 바라는 봄들이에요.
나뭇가지 하나로 밥을 지어요. 꽃잎 하나로 떡을 찧어요. 풀줄기 하나로 집을 짓지요. 풀잎 하나로 고픈 배를 채우지요. 아이들 모두, 그러니까 도시 아이들이랑 시골 아이들 모두, 흙땅에서 뒹굴며 흙옷 입고 흙얼굴 되어 흙놀이 즐기는 소꿉놀이 소꿉동무로 자랄 수 있기를 빕니다. 4346.3.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