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잔치

 


  이제 자운영꽃을 본다. 한참 자운영풀 뜯어서 먹으며 자운영꽃 언제 보려나 기다렸더니, 유채꽃 논둑마다 노랗게 피어나고 난 요즈음 자운영꽃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진작부터 피어난 냉이꽃 곁에 봄까지꽃 있고, 옆에는 코딱지나물꽃(광대나물꽃) 있으며, 유채꽃에다가 자운영꽃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봄꽃잔치를 이룬다. 이 봄꽃 가운데 사람이 씨를 심은 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들풀 스스로 씨앗을 맺고 흩뿌리면서 이듬해 봄을 한껏 밝힌다. 스스로 뿌리내려 자라난 들풀은 모두 들나물이 된다. 들나물은 들밥이 되고, 들밥은 들사람 들넋 북돋우는 들숨결 된다.


  다 다른 들꽃이 얼크러지면서 봄내음 퍼뜨린다. 다 다른 들꽃이 어울리면서 봄꽃잔치 펼친다. 우리들 사람도 서로서로 다른 꿈과 사랑을 나누면서 고운 살내음 퍼뜨리리라.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빛과 넋으로 어깨동무하면서 살가운 빛잔치와 꿈잔치와 사랑잔치 이루리라. 4346.3.2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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