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풀 돋는다
맛있는 풀 돋는다. 아직 더 두고보아야 한다. 뜯어서 먹고픈 마음 몽실몽실 피어나지만, 더 자라면 먹자고 생각한다. 이 둘레 다른 풀 많으니, 차근차근 골고루 이곳저곳 돌아가면서 뜯어서 먹어야지.
봄이 오고 나면 먹을 풀 흐드러져서, 바지런히 뜯지 않으면 어느새 훌쩍 자라고 만다. 훌쩍 자라도 먹을 만하고, 꽃이 피면 꽃망울까지 함께 먹는데, 틈틈이 뜯어서 먹어야 새로 돋아 새로 먹을 수 있고, 즐겁게 뜯어서 먹으면 참으로 가을이 저물 녘까지 온식구 고운 숨결 누릴 수 있다.
얘들아, 푸른 얘들아, 너희는 곧 우리 아이들하고 한몸이 되겠지. 아니, 이렇게 있는 이 자리에서도 늘 한몸이겠지. 조그마한 씨앗으로 땅밑에 있을 적에도 언제나 한몸이었고, 아이들 밥상에서 아이들 손 거쳐 천천히 스며들 때에도 노상 한몸일 테지. 4346.3.1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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