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두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다닌다. 나 혼자 다닐 적에도 자전거를 몬다. 자전거는 즐겁게 내 두 발이 되어 준다. 자전거로 달리며 멧새 노랫소리 듣고, 바람 맞으며, 들내음 솔솔 맡는다.


  등판에 땀이 돋고 이마에서 땀줄기 흘러내린다. 빙그레 웃으며 생각한다. 좋구나.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니, 아이들도 자전거놀이를 한다. 큰아이 여섯 살 넘어가며 두발자전거 한 대 장만한다. 꼬마바퀴 붙은 두발자전거를 마당 빙빙 돌면서 탄다. 좋네. 너도 아버지도 나란히 좋네.


  저녁나절, 면소재지 언저리에서 모임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옆지기가 말한다. 모임자리에서 술을 마시면 자전거를 택시에 싣든지 걸어서 돌아오든지 하고, 자전거 타지 말라고. 모임자리는 면소재지 어느 밥집. 밥집 아주머니가 자전거 잘 맡을 테니 걱정 말고 두고 가란다. 이듬날 와서 찾아가란다. 고맙게 인사한다.


  나는 자전거를 타면서 내 몸이 자전거하고 하나된다. 자전거는 나와 만나며 골골샅샅 마음껏 누빈다. 내가 가는 곳에 자전거 있고 아이들 있다. 아이들 바라보는 곳에 아버지 있으며 자전거 있다. 서로서로 시골바람 쐬고 시골햇살 먹으며 시골물 즐긴다. 히뿌윰하게 동이 튼다. 구름 제법 끼었다. 동그랗고 노란 아침해 구름 사이로 언뜻 보인다. 하루가 밝는구나. 4346.3.1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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