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 잎사귀 책읽기
삼월에 접어든 고흥 들판에는 먹을 만한 풀로 가득하다. 이 풀도 먹고 저 풀도 먹는다. 봄까지꽃이나 별꽃보다 일찌감치 꽃봉오리 올린데다가 씨앗을 벌써 맺어 퍼뜨리기에 바쁜 들쑥갓까지 노란 꽃송이를 냠냠 즐겁게 먹는다. 아주 일찍 꽃대 올린 유채는 노란 꽃이 터질 듯 말 듯하다. 유채잎을 따면서, 곁에서 볕 잘 먹고 무럭무럭 크는 자운영 잎사귀를 솎는다. 자운영도 곧 꽃송이 함초롬히 피우겠지. 꽃이 피면 꽃까지 함께 먹는 자운영이지만, 아직 꽃봉오리 안 맺힐 때에도 잎줄기를 알맞게 솎아 먹는다. 얼기설기 뒤엉킨 잎줄기를 솎으며, 네 봄기운이 아이들한테도 곱게 스며든다고 느낀다. 4346.3.1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