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집게 꼭 물고

 


  다 마친 빨래를 마당 평상에 내려놓는다. 이제 하나씩 옷걸이에 꿰어 널거나 빨래집게로 집어 빨래대에 널려 하는데, 큰아이가 쪼르르 다가와서 “나도 해야지.” 하고 말한다. 큰아이는 입술로 빨래집게를 하나씩 물고 찬찬히 빨래를 꽂는다. 제법 잘 하네. 언제나 아버지 어머니 빨래널기를 지켜보았을 테니, 곧 손에 익으며 멋스레 잘 할 만하겠지. 하나씩 둘씩 넌다. 셋씩 넷씩 넌다. 그러다가, 제 동생이 두발자전거를 슬슬 밀며 놀라 하니, 어느새 알아보고는 “안 돼! 내가 탈 거야!” 하고 외치고는 빨래널기를 그만둔다. 콩콩 달리며 자전거를 붙잡고 서로 씨름하며 타겠거니 밀겠거니 한다. 4346.3.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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