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놀이 마치고 난 뒤

 


  큰아이가 꽃놀이 마치고 난 꽃송이를 밥상에 얹는다. 봄꽃은 작디작아 밥상에 올려놓아도 알아보기 참 힘들다. 아이들 새끼손톱보다 훨씬 작은 꽃송이인걸. 그런데 이 작은 꽃송이와 꽃잎과 꽃줄기를 밥그릇에 얹으면 봄날 먹는 밥은 봄밥이 된다. 봄에 피어나는 꽃하고 놀면 봄꽃놀이 되고, 봄에 피는 꽃하고 노래하면 봄꽃노래 되니, 봄밥은 봄꽃밥이기도 하다.


  어여쁜 꽃을 바라보며 자꾸자꾸 어여쁜 생각을 떠올린다. 어여쁜 꽃빛을 헤아리며 한결같이 어여쁜 마음이 된다. 너, 봄꽃을 사진으로 담고 글로 써서 책 한 자락에 네 이야기를 쓰면, 봄꽃얘기 될 테고, 봄꽃책이 되겠지. 4346.3.2.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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