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빚기
― 기운을 북돋우는 사진

 


  나는 내가 찍은 사진을 바라보며 스스로 기운을 얻습니다. 다른 사람이 찍은 아름다운 사진을 바라볼 적에도 기운을 얻지만, 누구보다 내가 찍은 사진을 곰곰이 들여다보면서 새롭게 기운을 얻습니다. 다른 사람이 찍은 아름다운 사진은 ‘아름다운 삶을 이렇게 누리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어 좋고, 내가 찍은 사진은 ‘나 스스로 이러한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고 싶기에 이처럼 아름답게 살아가려 애썼구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켜 좋습니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진은, 겉보기로 그럴듯하기에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삶이 아름답고 생각이 아름답기에 사진을 찍을 적에도 아름다움이 묻어납니다. 삶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에 사진을 찍을 때에도 아름다운 사랑이 스며듭니다. 내가 찍은 사진을 바라보며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까닭은,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을 찍으려 할 때에 길어올린 꿈과 사랑’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고 보면, 남이 차려서 베푸는 밥을 먹어도 즐거운 한편, 내가 차려서 누리는 밥을 먹어도 즐겁습니다. 너무 힘든 날에는 남이 차려서 베푸는 밥을 먹으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하지만, 너무 힘들기에 스스로 새로 기운을 내어 손수 밥을 차려 먹기도 해요. 스스로 누리는 삶이기에 스스로 일구고, 스스로 빛내는 삶이기에 스스로 다스립니다.


  마음을 달래려고 스스로 노래를 부릅니다. 눈길을 틔우려고 스스로 숲에 깃들어 나무와 풀을 마주합니다. 생각을 열려고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구름을 바라봅니다. 마음을 아끼려고 손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얼싸안습니다. 뜻을 가다듬으려고 글을 찬찬히 쓰며 차분한 매무새가 됩니다. 이야기를 갈무리하려고 사진을 찍어 즐겁게 되새깁니다.


  기운을 북돋우는 사진입니다. 스스로 기운을 북돋우는 사진입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사진을 좋아하면서 스스로 삶빛 북돋우리라 느낍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노래를 좋아하면서 스스로 삶노래 즐기고 북돋울 테지요.


  사진빛을 생각합니다. 사진사랑을 헤아립니다. 사진노래를 불러 볼까요. 사진글을 써 볼까요. 사진을 찍으니 사진웃음입니다. 사진을 찍기에 사진춤입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사진꿈이 피어나고,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이야기로 사진잔치를 열어 사진넋을 나눕니다. 4346.2.2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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