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잡고 구경

 


  지게차 있는 이웃 불러 뒷밭 쓰레기를 파내고 뽕나무를 세우며 흙을 갈아엎는다. 이동안 아이들이 아버지 곁에 서서 구경한다. 더 가까이 오고 싶으나, 오지 말라 하니, 살짝 떨어진 자리에서 구경한다. 큰아이가 작은아이 손을 잡는다. 작은아이는 큰아이 손을 잡는다. 서로가 서로를 기대고, 서로가 서로를 돌본다. 어버이 하는 일이란 아이들 늘 함께 따라다니며 어울릴 만해야 한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아이들이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는 어른들 일이라면, 아이들이 배우거나 받아들이거나 즐길 만하지 못하리라 느낀다. 아이들한테도 즐겁고 반가우면서, 어른들 누구나 즐겁고 반갑게 빛낼 일을 할 때에, 보금자리가 살아나고 살림이 알차면서 사랑이 솟아나리라 느낀다. 4346.2.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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